밀키트 대신 직접 요리하면 한 달에 얼마나 아낄 수 있을까? 실제 장보기 영수증으로 비교해봤다
밀키트 대신 직접 요리하면 한 달에 얼마나 아낄 수 있을까? 실제 장보기 영수증으로 비교해봤다

요즘 마트나 편의점에 가면 밀키트 코너가 정말 커졌다는 걸 느낀다.
퇴근하고 집에 와서 "오늘 뭐 해 먹지" 고민할 때, 밀키트 하나 집어 들면 20분 만에 그럴듯한 한 끼가 완성되니 손이 자주 가는 게 사실이다.
처음에는 한두 번 사 먹던 게, 어느새 일주일에 세 번 네 번씩 냉장고에 밀키트가 쌓여 있는 걸 발견하고는 살짝 놀랐다.
그러다 어느 날 한 달 카드 내역을 정리하다가 밀키트 구매 금액만 따로 더해봤는데, 생각보다 큰 숫자가 나와서 다시 한 번 놀랐다.
그래서 호기심에 직접 한 달 동안 같은 메뉴를 밀키트로 한 번, 장을 봐서 직접 요리로 한 번씩 만들어보면서 비용을 꼼꼼히 적어봤다. 단순히 "직접 하면 싸겠지"라는 느낌이 아니라, 실제 영수증과 가격표를 기준으로 숫자를 비교해보니 의외의 결과가 나와서 오늘은 그 내용을 정리해보려 한다. 자취를 하거나 맞벌이로 바쁜 가정이라면 한 번쯍 참고해볼 만한 내용일 것 같다.
밀키트의 평균 가격대, 생각보다 다양하다
밀키트라고 하면 보통 한 끼에 1만 원 안팎을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 마트 매대를 둘러보면 가격 범위가 꽤 넓다. 간단한 볶음밥이나 떡볶이류는 4천 원에서 6천 원 사이에 살 수 있지만, 부대찌개나 마라탕, 스테이크처럼 재료가 많이 들어가는 제품은 1만 5천 원에서 2만 원을 훌쩍 넘기는 경우도 많다. 보통 2인분 기준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실제로 먹어보면 성인 두 명이 든든하게 먹기엔 양이 살짝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다. 그래서 밥이나 추가 반찬을 더 곁들이게 되고, 이 부분에서도 추가 비용이 슬쩍 들어가게 된다.
내가 직접 구매해본 제품들을 기준으로 보면, 김치찌개 밀키트는 약 9,900원, 부대찌개 밀키트는 14,900원, 크림 파스타 밀키트는 8,900원, 그리고 마라탕 밀키트는 16,900원 정도였다. 여기에 즉석밥이나 식사용 빵을 추가하면 한 끼당 1만 원 후반에서 2만 원 초반까지 비용이 올라가는 셈이다. 두 명이 한 끼 먹는 데 이 정도 비용이 든다고 생각하면, 한 달에 열 번만 밀키트를 시켜 먹어도 15만 원에서 20만 원 사이의 지출이 발생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만약 일주일에 네다섯 번씩 밀키트로 끼니를 해결한다면, 한 달 식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 작지 않다는 걸 체감할 수 있었다.
또 한 가지 눈에 들어온 부분은, 같은 메뉴라도 브랜드별로 가격 차이가 꽤 크다는 점이었다. 대형마트 자체브랜드 밀키트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지만, 유명 외식 브랜드와 협업한 밀키트는 동일한 메뉴라도 2천 원에서 5천 원 정도 더 비싼 경우가 많았다. 결국 어떤 제품을 고르느냐에 따라서도 한 달 식비가 꽤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새삼 느꼈다.
같은 메뉴를 직접 요리했을 때의 재료비
이번에는 같은 메뉴를 마트와 동네 시장에서 직접 장을 봐서 만들어봤다. 김치찌개를 예로 들면, 묵은지 한 팩(약 3,500원), 돼지고기 앞다리살 300g(약 4,000원), 두부 한 모(1,200원), 대파와 양파 등 부재료(약 1,000원), 그리고 집에 있는 기본 양념을 더해서 총 재료비는 약 9,700원 정도가 들었다. 그런데 이 재료들은 한 끼 분량보다 훨씬 많아서, 실제로는 2인분 기준으로 두 번 정도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양이 나왔다. 즉 한 끼당 재료비로 환산하면 5,000원 안팎이라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부대찌개도 마찬가지였다. 소시지와 스팸, 김치, 라면 사리, 떡, 두부, 양배추 등을 따로 구입했을 때 총 비용은 약 16,000원이 들었지만, 이 재료로는 2인분 기준 두 번을 넉넉히 끓일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한 끼당 비용은 8,000원 수준으로, 같은 밀키트 가격인 14,900원과 비교하면 거의 절반 가까이 차이가 났다.
크림 파스타의 경우에도 생크림, 베이컨, 양파, 마늘, 파스타면, 파마산 치즈 가루를 구입하는 데 약 12,000원이 들었지만, 이 재료들 역시 한 번에 다 쓰지 않고 두세 번에 나눠 쓸 수 있어서 한 끼당 비용은 4,000원에서 5,000원 사이로 떨어졌다. 마라탕은 좀 다른 결과가 나왔는데, 마라탕에 들어가는 향신료와 다양한 재료를 따로따로 구입하려다 보니 초기 투자 비용이 꽤 컸다. 첫 한 끼를 만드는 데는 오히려 밀키트보다 비용이 더 들었지만, 한번 사둔 향신료와 소스류는 이후 여러 번 재사용할 수 있어서 두세 번째 만들 때부터는 한 끼당 비용이 6,000원대로 뚜렷하게 떨어졌다. 즉 메뉴에 따라 초기 비용 구조가 다르다는 점도 흥미로운 발견이었다.
숨어 있는 비용까지 따져봐야 진짜 비교가 된다
여기서 끝내면 "당연히 직접 요리가 싸다"는 너무 단순한 결론이 되어버린다. 직접 요리를 할 때는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들이 추가로 들어간다는 점도 솔직하게 짚어봐야 한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시간이다. 밀키트는 손질된 재료가 들어 있어서 칼질이나 손질 과정이 거의 없지만, 직접 요리를 하면 채소를 다듬고 고기를 손질하는 시간이 추가로 필요하다. 평균적으로 한 끼 요리에 손질 시간만 10분에서 15분 정도 더 들어간다고 느꼈다. 퇴근 후 피곤한 날에는 이 10분이 생각보다 크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전기료와 가스비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직접 요리를 하면 가스불을 켜는 시간이 길어지고, 설거지를 위해 물과 세제를 더 쓰게 된다. 한 끼 기준으로 따지면 큰돈은 아니지만, 한 달 단위로 모아보면 가스비 청구서에서 차이가 느껴질 정도였다. 실제로 직접 요리를 많이 한 달과 밀키트를 많이 이용한 달의 가스비 고지서를 비교해보니 약 3천 원에서 5천 원 정도 차이가 났다.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은 식재료 손실이다. 밀키트는 필요한 양만 정확하게 들어 있어서 버려지는 재료가 거의 없는데, 직접 장을 보면 한 봉지 단위로 사야 하는 채소나 양념류가 남아서 결국 냉장고에서 시들거나 유통기한이 지나 버려지는 경우가 생긴다. 특히 대파, 양파, 마늘, 생강처럼 소량씩만 쓰는 재료들은 자주 남아서 버려지기 쉬운 편이었다. 이런 손실 비용까지 포함하면 직접 요리의 실제 비용은 단순 재료비보다 10~15% 정도 더 높게 봐야 한다는 게 내가 한 달간 직접 적어본 결과였다.
설거지나 조리 도구 관리 같은 부분도 빼놓을 수 없다. 밀키트는 비교적 단순한 조리 과정만 거치기 때문에 설거지거리가 적은 편인데, 직접 요리는 손질부터 조리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다 보니 사용하는 그릇과 도구가 많아진다. 물론 이게 직접적인 '비용'으로 환산되긴 어렵지만, 체감되는 번거로움이라는 측면에서는 분명히 고려해야 할 요소였다.
한 달 단위로 환산해보면 차이가 명확해진다
이런 변수들을 모두 고려해서 한 달 동안 저녁 한 끼를 기준으로 평균을 내봤다. 밀키트만 이용했을 때는 한 끼 평균 약 12,000원, 한 달 30끼를 기준으로 하면 약 36만 원이 나왔다. 반면 직접 요리를 했을 때는 재료비에 손실 비용과 부수적인 비용을 더해도 한 끼 평균 약 7,000원 정도로 계산됐고, 한 달로 환산하면 약 21만 원이었다.
단순히 계산해도 한 달에 15만 원 정도의 차이가 발생하는 셈인데, 이는 1년이면 180만 원에 가까운 금액이다. 가족 여행 경비나 적금 한 달치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작은 차이가 아니라는 걸 다시 느끼게 됐다. 물론 매번 직접 요리만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바쁜 날에는 밀키트를 활용하고 시간이 있는 날에는 직접 요리를 하는 방식으로 비율을 조절하는 것도 좋은 절충안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주일에 두세 번만 밀키트를 이용하고 나머지는 직접 요리를 한다면, 한 달 기준으로도 7~8만 원 정도는 자연스럽게 절약되는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직접 요리 비용을 더 줄이는 실전 팁
직접 요리의 비용을 더 낮추기 위해서는 몇 가지 습관을 들이는 것이 도움이 됐다. 먼저 한 번 장을 볼 때 일주일 치 메뉴를 미리 정해두고, 겹치는 재료를 활용할 수 있는 메뉴들로 구성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파나 양파, 마늘은 거의 모든 요리에 들어가기 때문에 이런 기본 재료를 미리 손질해서 보관해두면 손실도 줄고 손질 시간도 줄어든다.
또한 동네 전통시장이나 마트의 마감 할인 시간을 활용하면 같은 식재료를 20~30%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서, 한 달 식비를 더 낮추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보통 저녁 8시 이후에 채소나 정육 코너에서 할인 스티커가 붙는 경우가 많아서, 이 시간대를 노려서 장을 보면 같은 재료도 훨씬 저렴하게 구할 수 있었다.
냉동 보관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만하다. 한 번 요리할 때 양을 조금 늘려서 만들고, 남은 양은 소분해서 냉동해두면 다음에 데우기만 하면 되니 밀키트만큼 편리하면서도 비용은 훨씬 낮게 유지할 수 있다. 실제로 김치찌개나 카레, 미트소스 같은 메뉴는 한 번에 넉넉히 만들어 두면 일주일 동안 두세 끼를 더 해결할 수 있어서, 한 끼당 비용이 더욱 떨어지는 효과가 있었다.
향신료나 소스류처럼 한 번 구입하면 오래 쓸 수 있는 재료는 처음에 약간의 비용이 들더라도 미리 갖춰두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훨씬 경제적이었다. 마라탕 사례에서도 봤듯이, 초기 투자 비용을 감수하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비용이 눈에 띄게 줄어들기 때문에, 자주 해 먹는 메뉴라면 기본 양념과 향신료를 미리 구비해두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메뉴별로 정리한 한 끼 비용 비교
직접 적어본 내용을 메뉴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김치찌개는 밀키트 기준 9,900원, 직접 요리 시 한 끼당 약 5,000원으로 거의 절반 수준이었다. 부대찌개는 밀키트 14,900원, 직접 요리 약 8,000원으로 6,900원 차이가 났고, 크림 파스타는 밀키트 8,900원, 직접 요리 약 4,500원으로 비슷한 비율의 차이를 보였다. 마라탕은 밀키트 16,900원이었는데, 직접 요리 첫 회는 18,000원 정도로 오히려 비쌌지만 두 번째부터는 6,500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렇게 메뉴별로 나눠서 보면, 국물 요리류는 직접 만들 때 절약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편이었다. 찌개나 국 종류는 큰 냄비에 한 번 끓이면 양이 넉넉하게 나오기 때문에, 1인분 또는 2인분 단위로 포장된 밀키트보다 단가 면에서 유리한 구조다. 반대로 평소 자주 해 먹지 않는 이국적인 메뉴, 예를 들어 마라탕이나 태국식 커리처럼 특수한 향신료가 들어가는 메뉴는 처음 재료를 갖추는 데 비용이 들기 때문에, 한두 번만 먹을 목적이라면 밀키트가 더 합리적인 선택일 수도 있다는 점도 함께 느꼈다.
가족 구성원 수에 따라 체감 차이도 달라진다
이번 비교는 2인 가구를 기준으로 진행했는데, 1인 가구나 3~4인 가구라면 결과가 조금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점도 짚어보고 싶다. 1인 가구의 경우, 밀키트는 2인분 단위로 판매되는 경우가 많아서 한 끼를 먹고 남은 절반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항상 고민이었다. 다음 날 다시 데워 먹으면 되긴 하지만, 맛이나 신선도가 떨어지는 느낌이 들 때도 많았다. 반면 직접 요리는 1인분 기준으로 재료를 조절하기가 비교적 자유로워서, 1인 가구라면 직접 요리의 비용 절감 효과가 오히려 더 크게 느껴질 수도 있다.
반대로 3~4인 가구라면 밀키트를 여러 개 구매해야 하므로 비용 부담이 훨씬 커진다. 한 끼에 밀키트 두 개를 구입한다고 가정하면 2만 원에서 3만 원 정도가 순식간에 지출되는데, 같은 예산으로 장을 보면 훨씬 다양한 반찬과 함께 풍성한 한 끼를 차릴 수 있었다. 가족 구성원이 많아질수록 직접 요리의 비용 효율성이 더 두드러진다는 점은, 이번 비교를 통해 새롭게 체감한 부분이었다.
정리하며
한 달 동안 직접 비교해본 결과, 밀키트는 편리함이라는 측면에서는 분명한 장점이 있지만, 비용만 놓고 보면 직접 요리가 평균적으로 한 끼당 절반 가까운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시간과 노력, 식재료 손실까지 고려한다면 직접 요리의 진짜 절약 효과는 단순 재료비 차이보다는 조금 줄어든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두면 좋겠다.
결국 자신의 생활 패턴에 맞게 밀키트와 직접 요리를 적절히 섞어 쓰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부족한 평일에는 밀키트로 빠르게 끼니를 해결하고, 주말처럼 여유가 있는 날에는 장을 봐서 넉넉히 요리해 소분해두는 식으로 운영하면, 편리함과 절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비교를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단순히 "직접 하면 무조건 싸다"는 막연한 생각보다는 메뉴 종류, 가구 구성원 수, 그리고 평소 얼마나 자주 같은 요리를 해 먹는지에 따라 결과가 꽤 달라진다는 사실이었다. 예를 들어 평소 자주 해 먹지 않는 메뉴는 처음 재료를 갖추는 데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밀키트가 더 유리할 수 있지만, 같은 메뉴를 반복해서 해 먹는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직접 요리의 비용 우위가 점점 커진다는 점도 함께 알게 됐다.
또한 식비 절약이라는 목표를 너무 극단적으로 추구하다 보면 오히려 식사의 즐거움이나 만족감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점도 생각해볼 부분이다. 가끔은 좋아하는 밀키트를 사서 부담 없이 즐기는 것도 삶의 작은 만족감이 될 수 있으니, 비용만을 기준으로 모든 식사를 결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다만 한 달, 1년 단위로 누적되는 금액을 한 번쯱 점검해보고, 자신의 소비 습관을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계기로 활용한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다음번에는 배달음식과 직접 요리의 비용 차이도 한번 비교해서 정리해볼까 한다. 식비 관리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본인의 한 달 영수증을 한번 모아서 카테고리별로 정리해보는 것부터 시작해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생각보다 의외의 지출 패턴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