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쓰는 구독서비스 정리했더니 한 달에 8만원이 생겼다
안 쓰는 구독서비스 정리했더니 한 달에 8만원이 생겼다
작성일: 2026년 06월
카테고리: 절약 / 생활비 줄이기 / 재테크 입문

솔직히 말하면, 나는 내가 매달 구독료로 얼마를 쓰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거의 1년 넘게 살았다.
카드 명세서는 대충 훑어보고, 소액이라 그냥 넘기는 항목들이 쌓이다 보니 어느 순간 통장에서 조용히 빠져나가는 돈이 꽤 커져 있었다.
이번 글은 내가 직접 구독서비스를 하나씩 점검하고 정리한 과정, 그리고 그 이후로 달라진 것들을 기록한 후기다.
안쓰는 구독서비스 정리를 결심한 계기
계기는 별거 없었다. 지난 9월에 지인이랑 커피 마시다가 "요즘 OTT 뭐 봐?"라는 얘기가 나왔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넷플릭스를 마지막으로 켠 게 언제인지 기억이 안 났다. 그러면서 문득 '나 지금 넷플릭스 구독 살아있나?'라는 의문이 들었고, 앱을 열어봤더니 구독 중이었다. 한 달에 17,000원짜리로.
그날 저녁에 카드 명세서를 처음으로 제대로 들여다봤다. 항목을 하나씩 읽으면서 '이게 뭐였더라?'라고 고개를 갸웃한 것만 다섯 개가 넘었다. 클라우드 서비스, 음악 스트리밍, 앱 내 자동결제, 영어 학습 앱, 전자책 플랫폼. 전부 한두 달 쓰다가 손을 놨거나, 무료체험으로 가입했다가 해지를 까먹은 것들이었다.
그날부터 구독 정리를 시작했다.
내가 구독하고 있던 것들 전체 목록
처음엔 머릿속으로 대충 떠올렸는데, 막상 카드 명세서와 각 앱의 결제 내역을 전부 확인해보니 생각보다 훨씬 많았다. 정리해보면 이렇다.
OTT / 영상 스트리밍
- 넷플릭스 스탠다드: 월 17,000원
- 티빙 베이직: 월 7,900원
- 왓챠: 월 7,900원 (거의 안 쓰던 것)
음악 / 오디오
- 멜론 스트리밍: 월 10,900원
- 유튜브 프리미엄: 월 14,900원
클라우드 / 생산성
- 애플 iCloud 50GB: 월 1,100원
- 구글 원 100GB: 월 2,900원
- 노션 플러스: 월 약 9,600원 (연간 결제 환산)
학습 / 자기계발
- 영어 회화 앱 (스픽): 월 19,900원
- 전자책 앱 (밀리의서재): 월 9,900원
- 클래스101 수강권: 월 12,900원
기타
-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월 4,900원
- 헬스장 앱 PT 구독: 월 9,900원
전부 더하면 월 129,700원이었다.
숫자를 직접 계산하고 나서 잠깐 멍했다. 13만원에 가까운 돈이 매달 자동으로 빠져나가고 있었는데, 내가 실제로 체감하며 쓰고 있던 서비스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서비스별 솔직한 자가 점검
무작정 다 해지하는 건 의미가 없다. 실제로 쓰는 것까지 끊어버리면 오히려 불편해져서 금방 다시 가입하게 된다. 그래서 각 서비스마다 나름의 기준을 세워서 판단했다.
기준은 단순하다. "지난 한 달 동안 최소 3번 이상 실제로 사용했는가?" 이 질문에 솔직하게 답하는 것만으로도 정리가 꽤 명확해졌다.
넷플릭스는 고민이 됐다. 자주 쓰진 않지만, 시즌제 드라마 볼 때는 확실히 쓴다. 단, 스탠다드 플랜은 과했다. 베이직으로 다운그레이드하면 월 13,500원으로 줄일 수 있었다. 일단 베이직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티빙은 야구 시즌에는 꽤 봤는데, 시즌 끝나고 손을 안 대고 있었다. 야구 시즌 때 단기 구독으로만 활용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해서 해지했다.
왓챠는 가입한 것도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였다. 즉시 해지.
멜론과 유튜브 프리미엄이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 유튜브 프리미엄이 유튜브 뮤직을 포함하고 있어서, 솔직히 멜론 따로 구독할 이유가 없었다. 멜론 해지하고 유튜브 프리미엄 하나로 통합했다.
iCloud와 구글 원 두 개 다 쓰는 건 낭비였다. 사진이나 파일 백업이 두 군데로 나눠져 있어서 오히려 관리도 어려웠다. 아이폰 사용자라 iCloud로 통합하고 구글 원은 해지.
노션 플러스는 솔직히 쓸 때도 있긴 한데, 무료 버전으로도 충분한지 한 달 테스트해보기로 했다. 일단 다운그레이드.
**스픽(영어 앱)**은 가장 아까운 케이스였다. 월 2만원 가까이 내고 있었는데 앱을 켠 게 한 달에 두세 번뿐이었다. 의지 문제라서 일단 해지하고, 정말 쓸 마음이 생기면 그때 다시 가입하기로.
밀리의서재는 의외로 꽤 쓰고 있었다. 출퇴근 시간에 오디오북을 듣는 습관이 있어서 유지하기로 했다.
클래스101은 작년에 '뭔가 배워야지' 하는 마음으로 가입했다가 강의를 거의 안 들었다. 해지.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은 네이버페이 포인트 적립이나 네이버 웹툰, 시리즈 혜택을 꽤 활용하고 있어서 유지.
헬스장 PT 앱은 홈트 루틴 따라 하는 데 쓰고 있어서 유지.
정리 결과: 한 달 고정 지출 변화
서비스 변경 전 변경 후
| 넷플릭스 | 17,000원 | 13,500원 |
| 티빙 | 7,900원 | 0원 (해지) |
| 왓챠 | 7,900원 | 0원 (해지) |
| 멜론 | 10,900원 | 0원 (해지) |
| 유튜브 프리미엄 | 14,900원 | 14,900원 |
| iCloud | 1,100원 | 1,100원 |
| 구글 원 | 2,900원 | 0원 (해지) |
| 노션 | 9,600원 | 0원 (무료 전환) |
| 스픽 | 19,900원 | 0원 (해지) |
| 밀리의서재 | 9,900원 | 9,900원 |
| 클래스101 | 12,900원 | 0원 (해지) |
| 네이버 플러스 | 4,900원 | 4,900원 |
| 헬스장 앱 | 9,900원 | 9,900원 |
| 합계 | 129,700원 | 54,200원 |
월 75,500원 절약. 연간으로 따지면 906,000원이다.
정리하고 나서 실제로 불편한 점은 없었나
솔직히 처음 2주 정도는 가끔 아쉬운 순간이 있었다. 티빙 해지하고 며칠 뒤에 친구가 티빙 드라마 얘기를 꺼냈을 때, 살짝 후회가 들었다. 그래서 그 드라마만 보려고 한 달 단기 가입을 했는데, 다 보고 바로 해지했다. 결과적으로 7,900원만 쓴 셈이니 상시 구독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었다.
스픽은 가끔 '다시 써볼까'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앱을 열지도 않으면서 돈만 나가던 게 더 아깝다는 걸 알기 때문에, 진짜 마음이 잡히면 그때 가입하기로 마음먹었다. 구독서비스는 해지해도 언제든 다시 가입할 수 있다는 게 의외로 큰 심리적 안도감을 준다.
가장 예상 밖의 변화는 유튜브 시청 패턴이었다. 유튜브 프리미엄만 남기고 나서 영상 콘텐츠 소비가 오히려 더 집중적이 됐다. 예전엔 여러 플랫폼을 왔다 갔다 하느라 집중이 안 됐는데, 하나로 좁히고 나니 보고 싶은 걸 찾아보는 데 시간을 덜 쓰게 됐다.
구독서비스 정리할 때 실용적인 팁
경험상 도움이 됐던 방법들을 정리해봤다.
1. 카드 명세서부터 시작하라 앱에서 각각 확인하면 놓치는 게 생긴다. 카드사 앱의 '정기결제' 항목이나 월별 명세서를 통째로 보는 게 가장 빠르다.
2. 무료체험은 캘린더에 해지일을 반드시 기록해라 무료체험 가입할 때마다 종료일 하루 전에 알림을 설정해두는 습관을 들이면 자동 전환 요금 폭탄을 막을 수 있다.
3. 겹치는 서비스를 먼저 정리하라 이미 유사한 기능을 하는 두 서비스를 함께 구독하고 있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클라우드 이중 구독, 음악 스트리밍 + 유튜브 프리미엄 등이 대표적이다.
4. 연간 구독은 주의해서 봐야 한다 연간 결제는 월 환산 금액이 적어 보여서 무심코 갱신하게 된다. 갱신 시점이 다가오면 그 서비스를 실제로 쓰고 있는지 다시 점검하는 루틴을 만드는 게 좋다.
5. 해지는 '언제든 다시 가입 가능하다'고 생각하면 쉬워진다 구독 해지를 손해처럼 느끼는 경향이 있는데, 대부분의 서비스는 언제든 재가입이 가능하다. 오히려 지금 안 쓰는데 돈을 내는 게 더 손해다.
마무리하며
구독서비스 정리는 사실 거창한 재테크가 아니다. 그냥 내가 실제로 쓰는 것에만 돈을 내자는 당연한 원칙을 실천하는 것뿐이다. 그런데 그걸 제대로 챙기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게 현실이다.
한 달에 8만원이 크지 않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1년이면 거의 90만원이고, 이 돈을 적금에 넣었을 때의 만족감은 아무것도 안 하면서 날리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가계부를 쓰거나 지출을 줄이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구독서비스 정리부터 해보길 권한다. 바로 오늘 카드 명세서 한 번만 들여다봐도 뭔가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 적어도 내 경우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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